르네 지라르의 신학과 미메시스(Mimesis) (feat. 내가 다시 크리스천이 될지도 모르는 이유)
누구든지 멀리서만 바라봤던 롤모델이, 점점 가까워지고, 결국에는 뜨거웠던 감정이 차갑게 식어 실망만이 남은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한때 나의 강렬한 욕망을 지폈던 모델은, 환상이 깨지고 나서는 허탈감만 안겨주기도 하는데요.
이 비슷한 메커니즘은 한때 끈끈했던 우정이, 친구의 연인을 욕망하게 되면서 일생일대의 적으로 돌변하는 소설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얼핏 다른 이것들은 모두 우리의 욕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욕망은 인간활동 대부분에 연관되어 있습니다. 마케팅, 조직심리, 인간관계, 예술, 문화, 종교 등등등... 수많은 것이 욕망에 기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욕망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요?
- Mimesis
Mimesis
스탠퍼드에서 문학사를 맡게된 르네 지라르(Rene Girard)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세르반테스, 스탕달, 플로베르, 도스토옙스키, 프루스트 등의 책들을 읽어야 했습니다. 책들을 빠르게 읽어야 했던 그는, 세세한 각론보다는 유사한 패턴을 찾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다 그가 발견한 사실은 '그러한 소설들에 등장하는 인문들은 자발적으로 어떤 것을 욕망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대신에 그들의 욕망은 그들의 목표나 행동, 무엇보다 그들의 욕망을 변화시키는 등장인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욕망으로 인한 긴장감과 마찰이 소설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라르는 욕망이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인간관계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식욕, 성욕, 수면욕과 같은 욕구와 달리 욕망은 항상 '대상'인 어떤 것을 욕망하는 다른 인간('모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성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사실 이 부분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가 시원한 맥주를 시켜 들이키는 모습을 보고 맥주를 주문하는 것, 멋진 배우가 특정 상품을 홍보해 욕망을 일으키는 마케팅 등등.
우리는 매우 모방적인 동물이고, 욕망도 그 부분에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