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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폼이면 다 된다는 환상: FAANG의 실질적 경쟁우위와 살아남은 기업들
    Contents Review 2023. 12. 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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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엔진에 기반해 검색을 하려는 사람과 디지털 퍼블리셔 그리고 광고주를 '연결'한 구글.

    앱스토어를 통해 앱 개발자와 사용자를 '연결'한 애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 SNS 페이스북.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한 마켓플레이스 아마존.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디지털 플랫폼들과 역사속으로 사라진 아날로그 기업들을 보면서,

    '디지털 플랫폼이 되어 연결하면 뭐든지 가능하다'라는 맹신이 널리 퍼졌습니다.

     

    플랫폼의 특징은 그것이 촉진하는 연결을 통해 핵심적인 가치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은 디지털 시대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그렇기에 IT 기업을 평가할 때에는 "On the most basic level, Peloton sells happiness" [2]과 같은 Yogababble [3]이 아니라 과거부터 검증된 동일한 프레임워크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경영학 또는 투자자들이 기업을 판단하는 조건인 '경쟁우위'가 바로 그것입니다. 

    위와 같은 맹신에 가장 걸맞는 기업은 바로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일 것입니다. 하지만 FAANG을 자세히 살펴보면, 5곳 모두의 경쟁우위가 단순히 플랫폼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FAANG의 빈틈을 파고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살아남은 기업들도 존재합니다. 

     

    '플랫폼 망상'의 저자 조너선은 이러한 플랫폼에 대한 맹신은 현실가 괴리가 있으며, FAANG의 예시를 들며 실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뭉뚱그려 말하는 '디지털 플랫폼'에는 어떤 가정이 있고, 실제는 어떠한 것일까요?

     


     

    플랫폼 환상 이면의 가정들

    사람들이 생각하는 '플랫폼'에 대한 환상을 자세히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은 4가지가 존재합니다:

     

    • 플랫폼은 혁신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 디지털 플랫폼은 아날로그 플랫폼 보다 우수하다
    • 모든 플랫폼은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한다
    • 네트워크 효과는 곧 승자 독식 시장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많은 허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상인과 고객을 연결하여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신용카드 제공사는 1950년대부터 존재했습니다. 비디오 게임, 운영체제, 신용카드 등 예시는 인터넷 이전에도 다수 존재합니다.
    • 온라인 쇼핑몰이 언제나 전통적인 쇼핑몰보다 우수한 것은 아닙니다. 온라인 상에서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는 아날로그 보다 매우 약하기에, 온라인 판매자는 끈임없이 경쟁사와 가격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인터넷 탄생이후 등장한 수십 개의 전자상거래 회사중 1/4이 파산하거나 폐지되었고, 인수된 나머지의 2/3는 공모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수되었습니다. 남은 상장 기업 1/3 중 60퍼센트 이상은 신규 상장 이후 전체 시장보다 실적이 낮습니다.
    • 텔레비전 방송국, 영화관도 제작자와 시청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넷플릭스 역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의 경우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한다기 보다는 규모의 경제에 이익을 누리는 측면이 큽니다. 줌(Zoom)은 링크 한 번으로 설치 직후 온라인 미팅 진입이라는 frictionless UX를 제공하지만, 그렇기에 lock-in 효과 없이 다른 제품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습니다.
    • 책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에서 저자는 (플랫폼 기업 중) "2015년까지 독립 상장 기업으로 남은 회사는 17퍼센트(252개 중 43) 뿐이었다. (중략) 플랫폼 분야에서 경쟁 업체가 진정한 승자 독식 또는 승자 다식의 경지에 이르는 바람에 실패한 기업은 비교적 적었다"라고 말합니다.

    위와 같이 플랫폼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었다면, 실질적으로 IT 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없는 것일까요?

     

    경쟁우위

    뛰어난 디지털 사업은 아날로그 사업과 마찬가지로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에 기반합니다. 경쟁우위(또는 해자 혹은 진입장벽)는 '효과적인 경쟁 공격을 방해하는 구조적 속성'에 해당되는데요. 효율적인 운영방식, 뛰어난 경영진은 경쟁업체가 모방하거나 고용할 수 있지만, 경쟁우위는 경쟁업체가 상대적 구조적 핸디캡을 예상하고 진입을 단념하게 만듭니다.

     

    그렇기에 선두에 있는 FAANG은 단순히 플랫폼이라는 시각보다는 각각이 가지고 있는 경쟁우위에 기반해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FAANG의 실질적 경쟁우위와 살아남은 기업들

    Facebook

    페이스북 이전 또는 이후에도 수많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존재했습니다. 이전 SNS의 실패를 학습하여 적절한 타이밍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페이스북 역시도 기존에 존재하던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SNS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성장했기에,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초기부터 고객 유지력을 위한 전환, 습관, 확장성, 검색 등에 집중해왔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분야의 사업을 확장한 기타 FAANG 기업들과 달리 페이스북은 SNS의 고객유지력을 위한 기업인수, 기능 개발이 주요 전략의 방향성이었습니다.

     

    현재의 페이스북은 전형적인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의 사용자, 연결된 수많은 3rd party 서비스들, 규모에서 나오는 높은 R&D 비용이 경쟁자들이 진입하여 의미있는 경쟁구도를 만들어 내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취약점이 존재합니다. 네트워크가 충분히 커지면 참여자가 늘어도 가치가 별로 증가하지 않습니다. 또한, 커질수록 네트워크의 질을 떨어뜨리는 위험인자(사기꾼, 선동꾼 등)의 위협이 존재합니다. 다른 하나는 디지털 영역의 고객유지력의 한계라는 부분입니다. 페이스북 이전 또는 이후의 망해나간 SNS가 그렇듯이, 페이스북도 그러한 위협에서 완전하게 안전하지는 못합니다.

     

    Amazon

    아마존은 언뜻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의 전형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시초에는 아마존도 도소매의 디지털 버젼이었습니다. 실제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시작한 것은 아마존이 설립한 뒤 10년이 지나서였습니다. 그러한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자는 여러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구매자에게 접근할 수 있으며, 아마존이 약한 카테고리(식품 등)도 존재했습니다. 그렇기에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멤버십을 통해 치열한 소매 업계에서의 고객 lock-in을 목적하였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이후 15년 동안 킨들, 킨들파이어, 홀 푸드 인수 등 10개 이상의 비지니스에 진입하였으나 의미있는 수익으로 연결된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의미있는 한 가지 AWS는 현재 아마존의 캐시카우가 되었으며, 현금 흐름표에서도 대부분의 R&D 비용이 이곳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의 광고 사업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사업구조에서 네트워크 효과와 연관되어 있을 부분은 마켓플레이스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치열한 서브 마켓플레이스 인수가 보여주듯이, 모든 카테고리에서 아마존이 강력한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렇기에 식료품(월마트), 자동차(지역 자동차 대리점), 주택거래(질로) 등 온오프라인의 빈곳들이 존재합니다. 지역적으로도 중국, 인도, 한국 등 빈곳이 존재합니다.

     

    Apple

    애플의 성공을 설명하는, 흔히 보이는 내러티브는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브랜드는 경쟁우위에 기반이 될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한 연결은 제품이 속한 산업구조에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다른 FAANG과 다르게 애플은 시초가 매우 하드웨어 기반의 회사였습니다. 2001년 까지의 30여년 동안 애플의 영업 마진율은 10퍼센트를 넘긴적이 거의 없으며, 아이팟 이후부터 의미있는 성장을 시작했습니다. 아이팟은 마진이 현저히 낮았지만, 아이팟을 기반으로 컴퓨터, 아이폰(2007), 아이패드(2010)의 매출이 엄청난 성장을 이뤘습니다. 

     

    운영체제는 원래 매우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사업입니다. 개발자, 사용자의 참여는 더 많은 개발자와 사용자의 참여를 촉진합니다. 아이팟, 아이패드, 아이폰, 맥북으로 이어진 강력한 시장 점유율위에 애플은 '플랫폼'으로 보이는 아이튠즈, 앱 스토어 등을 올렸습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애플 뮤직, 애플 TV 등의 서비스를 출시하며, 또 실적 보고에서 아이폰 판매량을 제거하고 서비스 매출을 표기하며 서비스 회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보다 평균 3배 비싼 고급화를 지향하며 스티브 잡스(기술자)가 아닌 팀쿡(조달 및 공급망 관리)의 경영 아래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는 애플은, 운영체제에 기반한 네트워크 효과를 서비스 시장과 연결하여 하드웨어에서 서비스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Netflix

    "미디어 업계의 감춰진 더러운 비밀 하나는 콘텐츠 제작자가 아닌 콘텐츠 수집가가 가치 창출의 압도적인 원천이라는 것이다. 1997년에 넷플릭스가 설립되기 훨씬 전부터, 오래된 영화와 만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모아서 방영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던 케이블 채널들이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영화 스튜디오보다 몇 배나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다" [1].

     

    넷플릭스를 생각하면 언뜻 시청자와 콘텐츠 제공자 사이의 플랫폼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 초기에는 기존의 콘텐츠 통합 업체의 온라인 버젼이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 기술 비용은 넷플릭스의 고객이 늘어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고정비용이 다수의 가입자를 통해 분산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콘텐츠 통합 업체와의 경쟁에서는 주로 누가 훌륭한 콘텐츠를 많이 확보했냐가 우위를 누릴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직접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넷플릭스가 전략을 바꾸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조적 위험'을 감수하기로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에는 네트워크 효과는 물론, 규모의 경제 등을 통한 뚜렷한 경쟁우위를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청자의 시청율, 데이터 등을 통해 '히트작'을 만들려고 했던 넷플릭스의 방향은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블록버스터 영화, 시리즈물 같은 콘텐츠 제작은 고정비용이 많지는 않고 대부분 변동비용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애플 TV, 디즈니, HBO, 수많은 로컬 OTT와 넷플릭스가 수많은 곳에서 경쟁을 벌이게된 이유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이탈률 추정치가 연간 20 ~ 35 퍼센트인 점을 고려할 때, 그 부분은 더욱 치열하게 느껴집니다.

     

    Google

    디지털 광고 시장은 기존 아날로그 광고 시장은 빨아드리며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구글(알파벳)은 전세계 검색 90% 점유율에 기반해 매출의 85%가 광고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규모로 고정비용을 효율적으로 분산하며 많은 R&D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더 좋은 검색을 가능하게 하고, 더 많은 사용자를 촉진하고, 더 많은 학습과, 더 많은 광고주를 끌어들이는 규모, 공급, 수요의 효과적인 강화효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효과는 광고 시장의 일부에서 더 많은 광고와 더 많은 광고 퍼블리셔 사이에서 일부 발생하나, 구글의 경쟁우위는 보기 드물고 강력한 규모, 공급, 수요의 강화효과에서 기인합니다. 

     

    이러한 전세계 데이터에 대한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은 구글에 대한 규제와 의심을 촉발했기에, 구글은 주로 "사악해지지 말자"와 같은 모호한 컨셉을 보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핵심사업에서의 구조적 우위는 매우 강력해서 다른 산업에서의 실험과 탐색을 가능하고, 신사업의 경쟁력을 만들기도 해주고 있습니다.

     

    Reference

    [1] 플랫폼 망상, 조너선 A. 니

    [2] Adrift: AMERICA IN 100 CHARTS, Scott Gallaway

    [3] 상품을 팔거나 브랜드를 있어보이기 위해 붙인 spiritual-sounding 글귀, https://jeffswystun.medium.com/yogababble-the-spiritual-disguising-of-brands-dc2a873714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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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den Sungbin Cho